St. Paul's Cathedral
Posted 2006/12/16 05:45, Filed under: Review/Journey

런던의 자랑은 타워브리지도, 빅벤도, 웨스트민스터사원도, 트라팔가 광장도 아니다. 런던이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해도 충분한 이유는 St. Paul's Cathedral같은 아름다운 건축물을 가졌다는 데 있다. 사실 나에게 있어 이곳은 마음에 흡족한 것보다 귀찮은 혹은 번잡한 것이 더 많은 나라다. 하지만 그럼에도 단 한가지 예외가 있으니 이 성당만큼은 아무리 보아도 실증이 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성당은 밤안개 속에서, 한낮의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 회색의 구름아래에서도 각기 다른 매력을 발산하며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내가 이곳에서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선택하도록 강요받는다면 한 여름 해질 무렵 뱅크사이드에서 바라 본 낙조에 물든 하얀 대리석 건물의 아름다움을 고를 것이다. 혼자인 것이 가장 아쉬웠던 순간이, 언어의 덧없음과 기억의 허무함 덕에 어느 것도 완전하지 못하다는 사실이 괴로웠던 순간이 바로 이때였기 때문이다.

P.S.
고장나기 전에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성당. 아마도 로모로 찍은 롤들을 현상하고 정리할 때까지만 임시로 걸릴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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