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ner Circle
Posted 2005/01/03 00:35, Filed under: Review/Book사회 생활을 하면서 자신을 가장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을 꼽으라고 한다면 사람들 대다수는 망설임 없이 자신이 속한 조직을 이야기한다. 직장인들이 많이 드나드는 술집에서 주위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을 때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화제가 바로 자신의 조직에 대한 비판과 상사에 대한 살벌한 애정 표현(?)이라는 것은 더 이상 비밀도 아니다.
하지만 여기서 관찰을 멈추어서는 안된다. 조금 더 이 술자리의 표정을 바라보자. 한켠에서 입가에는 약간의 비웃음을 띤 채 깊이 생각하는 표정으로 다른 사람들의 「조직 비판」을 감상하는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이기에 이러는 것일까? 해답은 그리 어렵지 않다. 이 사람은 이너서클(Inner Circle)에 속한 사람이다.
저자는 이너서클을 『조직 내 소수의 핵심 권력 집단』으로 정의한다. 그리고 더 이상 『실력만으로 말하는 시대』가 아니라 『매끄러운 정치적 기술이 필요한 시대』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이제는 성실성뿐만 아니라 민첩한 정치적 센스가 성공의 키워드로 부상하는 시대라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많다. 성실성을 드러내는 방법으로, 좋은 인간 됨됨이를 무기로, 혹은 파벌을 만드는 것으로.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공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너서클은 항상 소수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실패하는가?
저자는 조직 내 파워게임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속한 조직의 특성과 스타일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조직은 얼마나 정치적인가?』 그리고 정치적 수준에 따라 자신의 대응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만약 자신이 순수주의자라면 비정치적 조직에서 성실하게 일하는 것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 만약 자신이 협력주의자라면 가벼운 정치적 조직에서 더욱 가치를 빛낼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이 호전주의자이거나 책략가라면 저자는 절대로 순수한 성격의 집단에 발을 담그지 말 것을 권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는 정치적 센스를 가지고 태어나지 못한다. 저자가 이너서클을 전략적으로 분석하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미쳐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 벌어지는 파워 게임에서 일방적인 피해자가 되지 않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2001.12)
Modified 2004.12.22
이너 서클은 정직한 책이다. 논의의 바탕이 되는 조직에 대해 이너 서클만큼이나 정직하게 [조직은 사람을 피곤하게 만드는 것이다] 하고 말해주었던 책은 없었다. 아니 조직 이론의 대가들일수록 오히려 내부 긴장에 대해 슬금슬금 넘어가는 경향이 농후하다. 내부 긴장으로 인해 사람들이 받는 정서적 압력에 대해 자세하게 언급하고 있는 책은 경영 서적 코너가 아니라 심리학 코너에서 찾는 것이 더 빠르다.
하지만 출간 된지 3년이 지난 오늘에 와서는 이너 서클이 무엇인가 자문해 본다. 한번도 이너 서클의 존재에 의문을 품어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차제하더라도, 그것이 긍정적인 것인지 부정적인 것인지 가늠이 되지를 않는다. 분명 이너 서클의 존재를 가볍게 다룸으로써 의도하지 않은 피해를 받게 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나 좋은 라인을 타고 이너 서클이 되기 위한 정치적 센스가 반드시 필요한가? 그것이 생산성과 조직의 화합, 리더십의 본질적인 요소인가에 대한 회의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분명 이론상 최상의 조직은 이너 서클이 존재하지 않는 조직이다. 하지만 리더의 입장에서는 이너 서클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차별을 통해 충성심을 확보하고, 경쟁을 유발시키며, 탈락자를 거세시키는 잔혹한 시스템의 필요성은 언제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시스템을 사용하면서도 조직 내부의 인간성을 매몰시켜 조직 자체의 괴사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현실적 제약과 수단이 목적을 통제하는 주객전도의 상황이 오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세심함이 필요하다는 데 있다.
하지만 이런 결론은 매우 찝찝하다. 비즈니스는 인간적인 동시에 인간적이지 않다라는 한 인터뷰어의 말이 떠오른다. 비젼과 접촉점은 인간적이어야 하나 내부 통제 기법과 성과 분배까지 인간적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 그 논지였다. 인간적이다는 명제에 매달리게 되면 보다 큰 비인간적인 상황에 직면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조직의 숙명이란 그의 말도 떠오른다.
참여는 증진시키고, 신의칙을 엄수하면서도 결과에 대해서는 엄정해야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어렵다 해서 피해갈 수 있는 일도 아니란 말이 생각난다. 매우 점잖하고 인자한 분위기를 풍기던 그의 말에서 느껴지던 약간의 씁쓸함도 떠오른다. 남자들 대부분이 군대란 상명하복의 조직에서 배워온 조직 스킬이 비즈니스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안이한 자세가 더 큰 비인간적인 문제를 낳는다는 말에 뼈가 있던 것도 기억난다.
최상의 조직은 이너 서클이 없는 조직이겠지만 현실적으로 이너 서클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정체된 조직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기우가 아닐 것이라는 예상은 가능하다. 하지만 정답을 알기 위해서는 꽤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 듯 싶다. 한 삼십년 후쯤에는 약간의 답을 알게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그리 자신감이 있는 예상은 아니다.
하지만 여기서 관찰을 멈추어서는 안된다. 조금 더 이 술자리의 표정을 바라보자. 한켠에서 입가에는 약간의 비웃음을 띤 채 깊이 생각하는 표정으로 다른 사람들의 「조직 비판」을 감상하는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이기에 이러는 것일까? 해답은 그리 어렵지 않다. 이 사람은 이너서클(Inner Circle)에 속한 사람이다.
저자는 이너서클을 『조직 내 소수의 핵심 권력 집단』으로 정의한다. 그리고 더 이상 『실력만으로 말하는 시대』가 아니라 『매끄러운 정치적 기술이 필요한 시대』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이제는 성실성뿐만 아니라 민첩한 정치적 센스가 성공의 키워드로 부상하는 시대라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많다. 성실성을 드러내는 방법으로, 좋은 인간 됨됨이를 무기로, 혹은 파벌을 만드는 것으로.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공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너서클은 항상 소수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실패하는가?
저자는 조직 내 파워게임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속한 조직의 특성과 스타일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조직은 얼마나 정치적인가?』 그리고 정치적 수준에 따라 자신의 대응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만약 자신이 순수주의자라면 비정치적 조직에서 성실하게 일하는 것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 만약 자신이 협력주의자라면 가벼운 정치적 조직에서 더욱 가치를 빛낼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이 호전주의자이거나 책략가라면 저자는 절대로 순수한 성격의 집단에 발을 담그지 말 것을 권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는 정치적 센스를 가지고 태어나지 못한다. 저자가 이너서클을 전략적으로 분석하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미쳐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 벌어지는 파워 게임에서 일방적인 피해자가 되지 않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2001.12)
Modified 2004.12.22
이너 서클은 정직한 책이다. 논의의 바탕이 되는 조직에 대해 이너 서클만큼이나 정직하게 [조직은 사람을 피곤하게 만드는 것이다] 하고 말해주었던 책은 없었다. 아니 조직 이론의 대가들일수록 오히려 내부 긴장에 대해 슬금슬금 넘어가는 경향이 농후하다. 내부 긴장으로 인해 사람들이 받는 정서적 압력에 대해 자세하게 언급하고 있는 책은 경영 서적 코너가 아니라 심리학 코너에서 찾는 것이 더 빠르다.
하지만 출간 된지 3년이 지난 오늘에 와서는 이너 서클이 무엇인가 자문해 본다. 한번도 이너 서클의 존재에 의문을 품어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차제하더라도, 그것이 긍정적인 것인지 부정적인 것인지 가늠이 되지를 않는다. 분명 이너 서클의 존재를 가볍게 다룸으로써 의도하지 않은 피해를 받게 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나 좋은 라인을 타고 이너 서클이 되기 위한 정치적 센스가 반드시 필요한가? 그것이 생산성과 조직의 화합, 리더십의 본질적인 요소인가에 대한 회의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분명 이론상 최상의 조직은 이너 서클이 존재하지 않는 조직이다. 하지만 리더의 입장에서는 이너 서클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차별을 통해 충성심을 확보하고, 경쟁을 유발시키며, 탈락자를 거세시키는 잔혹한 시스템의 필요성은 언제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시스템을 사용하면서도 조직 내부의 인간성을 매몰시켜 조직 자체의 괴사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현실적 제약과 수단이 목적을 통제하는 주객전도의 상황이 오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세심함이 필요하다는 데 있다.
하지만 이런 결론은 매우 찝찝하다. 비즈니스는 인간적인 동시에 인간적이지 않다라는 한 인터뷰어의 말이 떠오른다. 비젼과 접촉점은 인간적이어야 하나 내부 통제 기법과 성과 분배까지 인간적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 그 논지였다. 인간적이다는 명제에 매달리게 되면 보다 큰 비인간적인 상황에 직면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조직의 숙명이란 그의 말도 떠오른다.
참여는 증진시키고, 신의칙을 엄수하면서도 결과에 대해서는 엄정해야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어렵다 해서 피해갈 수 있는 일도 아니란 말이 생각난다. 매우 점잖하고 인자한 분위기를 풍기던 그의 말에서 느껴지던 약간의 씁쓸함도 떠오른다. 남자들 대부분이 군대란 상명하복의 조직에서 배워온 조직 스킬이 비즈니스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안이한 자세가 더 큰 비인간적인 문제를 낳는다는 말에 뼈가 있던 것도 기억난다.
최상의 조직은 이너 서클이 없는 조직이겠지만 현실적으로 이너 서클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정체된 조직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기우가 아닐 것이라는 예상은 가능하다. 하지만 정답을 알기 위해서는 꽤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 듯 싶다. 한 삼십년 후쯤에는 약간의 답을 알게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그리 자신감이 있는 예상은 아니다.
..
Response :
No Trackback
,
10 Comments
Trackback URL : http://hiscave.net/trackback/245